때때로 나는
아득하게 잊고 있던 어떤 공간으로 나를 밀어넣곤 한다.
수시로 흘러가버린 어떤 시간 속으로 여행을 떠난다.
스스로 내가 비워두고 떠난 그 공간을 못 견뎌한다.
내가 남겨두고 간 육체의 빈 껍질을 보며 늘 초조해 하고 있고
누군가에게 영혼을 팔아버린 사람이 빈 껍데기만
여기에 남겨놓은 것 같다.
나는 질끈 눈을 감고 힘겹게 한숨을 몰아쉬었다.
단단한 송곳 하나가 내 목구멍을 찔러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.
나는 손바닥으로 애써 가슴을 쓸어 내렸다.
모두 지난 일이었다.
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지점에 나는 서 있고, 지나간 시간이란 영영 되돌릴 수 없는
것이었다.
때때로 나는
아련한 슬픔에 잠긴다.
추억하기에는 오랜 시간이 지나 있다.
지금쯤 그녀는 무엇이 되어 있을까.
그녀의 얼굴을 잠시 떠올렸다.
잊었을 것이다.
눈 붉히며 잠을 이루지 못했던 그날의 짧았던 밤도,
애가 닳도록 만남을 비켜갔던 우리의 운명도.
함께 하자는 사랑의 약속도 이제는 모두 잊어 버렸을 것이다.
모두 지난 일이었다.
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지점에 나는 서 있고, 지나간 시간이란 영영 되돌릴 수 없는
것이다.
가거라. 무심한 세월아. 이제 다시는 널 기억하지 않을리.
아파하지도 않으리.
나는 모든 걸 잊기로 한다.